함께 연주하면 즐거움도 두배! 연탄곡의 매력속으로

2021.10.13 함께 연주하면 즐거움도 두배! 연탄곡의 매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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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連彈)곡은 한 대의 피아노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연주하는 곡을 말합니다. 널리 알려진 륄리의 <젓가락 행진곡>이 대표적인 연탄곡이죠. 어릴 적, <젓가락 행진곡>을 연주해보고 싶은 마음에 피아노를 치지도 못하는 동생을 옆에 앉혀놓고 억지로 연습시키곤 했는데요. 이렇게 쉬운 것도 못치냐며 답답한 마음에 구박을 하면서도 마냥 즐거웠던 건, 둘이서 함께 연주하는 연탄곡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에 매료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연탄곡은 18세기 중반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는 유럽 귀족의 살롱에 피아노가 활발하게 보급되던 시기였는데요. 네 손이 같이 연주하는 연탄곡은 어려운 테크닉이 필요하지 않아 아마추어 음악가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연탄곡을 작곡한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슈베르트가 있습니다. 친구를 좋아했던 그는 모임에서 함께 즐기기 위한 용도로 여러 연탄곡을 만들었는데요. 그 중 가장 유명한 곡은 <군대 행진곡> 입니다. 다양한 편곡이 있지만 원곡은 연탄곡이죠. 또한 슈베르트의 <환상곡 F단조 1악장>은 드라마 “밀회”에서 김희애와 유아인이 함께 연주하는 장면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곡입니다.
19세기에도 연탄곡의 유행은 계속되었습니다.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은 원래 피아노 독주용이었지만, 당시의 유행을 겨냥하여 연탄곡으로 출판하여 대히트를 쳤습니다. 브람스와 절친했던 드보르작 역시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에 자극을 받아 슬라브 민속 선율을 바탕으로 <슬라브 무곡집>을 연탄곡으로 발표하여 브람스 못지않은 성공을 거뒀죠.


(왼쪽부터 슈베르트, 브람스, 드보르작)

연탄곡은 현대에 들어서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 연탄곡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하나의 악기를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춰 연주하는 연탄곡의 특징으로 인해, 주로 남녀간의 사랑을 비롯한 두 인물의 감정이 교류하는 장면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사용되곤 합니다.
영화 속 연탄곡 하면 이 영화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바로 피아노를 주제로 한 대표적인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입니다. 영화 속에서 연주되는 다양한 피아노 곡들이 모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남녀 주인공이 함께 연주하는 연탄곡 <상륜소우사수련탄(湘倫小雨四手聯彈)> 역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곡 제목은 말 그대로 상륜과 소우가 함께 네 손으로 연탄곡을 연주한다는 뜻이죠.




2018년 개봉한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도 연탄곡은 중요한 장면에 사용되었습니다. 서번트 증후군의 천재 피아노 소년인 진태가 교통사고로 인해 피아노계를 떠난 가율을 처음으로 만나 함께 연주하는 곡이 바로, 앞서 소개했던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인데요. 자기만의 세상에서 혼자 살아가던 진태는 가율과 함께 연탄곡을 연주하면서 처음으로 누군가와 소통을 하게 되고, 세상 밖으로 한 걸음 걸어 나오게 됩니다.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곡은 김광민의 “학교 가는 길”입니다. 김광민이 작곡한 곡으로 노영심의 3집《무언가》에 수록되었죠. 특유의 경쾌하고 밝은 멜로디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다양한 매체에서 BGM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일선 학교에서는 주로 방송 오프닝이나 수업 종소리 등으로도 쓰인다고 하네요. 소개해드릴 영상은 수요예술무대에서 김광민과 노영심이 연주한 영상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곡은 드라마 “겨울연가”, 영화 “실미도” “올드보이” 등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이지수의 <Flying Petals>입니다. <Flying Petals>는 이지수의 앨범 《Love Poem》에 수록되었는데요. 앨범에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노의 앙상블로 연주된 버전과 함께 연탄곡 버전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김광민의 <학교 가는 길>과 마찬가지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이 곡은 2006년 방영된 드라마 “봄의 왈츠”에 삽입되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나의 악기를 둘이서 연주할 수 있다는 건, 아마도 다른 악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피아노 연탄곡만이 지닌 독특한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씩 바람이 쌀쌀해져 가는 계절인데요. 올 가을에는 누군가와 함께 피아노 의자에 앉아 연탄곡을 연주해보는 건 어떨까요? 혼자 연주하는 것과는 또다른 연탄곡만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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